충주호 물길 따라 역사체험, 맛체험!
위 치 : 충청북도 충주시 일원
충주의 옛 이름은 중원군(中原郡)이다. 충주의 첫 글자(忠)가 가운데 중(中), 마음 심(心)으로 이루어진 것도 국가의 중심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국토의 중앙이라는 입지조건 때문에 사람과 물자의 이동이 잦은 통로 역할을 했고, 이로 인해 번창했던 만큼 역사의 거친 질곡을 겪어야 했다. 삼국시대 이후 치열한 쟁탈전의 무대가 되었던 역사는 지금 도시 전역에 걸쳐 다양한 시대를 아우르는 풍부한 문화유적을 품게 했다. 그리고 그 시간들은 천년이 지난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수많은 이야기보따리를 전해준다. 이러한 주변 환경은 이곳을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을 자연히 역사 이야기꾼으로 만들었다. 충주는 타지역에 비해 시민들의 문화해설과 역사탐방 활동이 활발하다. 이제 버스를 타고 지난 2000년부터 충주를 전문으로 활동해온 ‘충주전통문화회’의 문화해설사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여행을 떠나보자. 코스는 크게 격주로 A코스와 B코스가 운영되는데 A코스는 도심인근 서편에 위치한 중앙탑 등의 주요지점과 충주댐을 아우르며, B코스는 동남쪽 가장자리의 ‘중원미륵리사지’를 돌아 충주호를 거쳐오는 것으로 구성돼 있다.
일정은 아침 10시 충주시청의 분수광장에서 시작한다. 일정 중 먼저 주목할 곳은 ‘탄금대(彈琴臺)’이다. 왜 신라 진흥왕 때 가야에서 건너온 우륵이 이곳까지 와서 가야금을 연주했는지는 ‘탄금정’에 올라 풍경을 바라보면 쉽게 알 수 있다. 탄금대를 감싸고 천천히 흐르는 강물을 보고 있노라면 누구나 신선이 되는 듯 마음의 여유를 얻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우륵의 흔적이 배어있는 이곳은 천년 후 도성을 향해 진군하던 일본군 장수 고시니를 상대로 결사의 항전을 벌이던 신립장군이 한을 품으며 쓰러져간 마지막 싸움터가 된다. 강의 반대편 평야지대로 시선을 돌리면 삼면이 강으로 둘러싸인 이곳에서 왜적을 기다리던 조선병사의 마음을 조금은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탄금대 전투의 벌판을 지나 임경업 장군을 기리는 ‘충렬사’로 가는 길에는 유명한 사과나무길이 있다. 국내 최고의 사과 산지답게 과수원이 많은 곳이지만, 충주의 넉넉한 인심은 여기에 400미터의 사과나무 길을 조성했다. 가을철에는 버스가 잠시 멈춰 온가족이 직접 사과를 따먹으며 사과나무 가로수 길을 산책하는 여유도 즐길 수 있다.
임경업 장군은 ‘이괄의 난’을 진압한 조선시대의 명장이었으나 정치적 희생자로 최후를 맞은 인물이다. 훗날 영조는 ‘충렬사’라는 사액을 내렸고 그의 손자 정조는 친히 글을 내려 비를 세우기도 했는데, 지금의 모습은 박정희 대통령 말기 호국정신을 대표하는 인물로 기념하여 조성된 것이라고 한다. 청나라를 멸하고자 했으나 이루지 못하고 비참하게 죽어간 장군을 기억하는 칼과 청나라에 붙잡혀 자결로써 생을 마감한 부인의 비석은 아직도 장군이 생전에 못다 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하다. 투어버스 일정에 점심은 포함되어 있지 않으며 B코스는 수안보 온천지역에서 식당을 이용하면 된다. 충주의 대표적인 향토음식 ‘꿩요리’나 ‘올갱이해장국’이 별미다. 물이 맑아 ‘송어회’ 같은 메뉴도 인기이며 산채로 만든 음식이 유명한 곳이다. | |||
|
| ||
A코스의 핵심은 충주시의 랜드마크인 ‘중앙탑’을 중심으로 조성된 ‘중앙탑 공원’이라 할 수 있다. 탑의 원래 명칭은 ‘중원 탑평리 칠층석탑’으로 현재 남아있는 신라의 석탑 중 가장 높은데, 국토의 중앙에 위치한다 하여 ‘중앙탑’이라 불린다. 인근에 고구려 장수왕이 남하정책의 기념비로 세운 ‘중원고구려비’가 남아있음을 생각할 때 당시 충주가 가졌던 위상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다.
이곳 잔디밭이나 음악분수에 모여앉아 준비해 온 도시락을 나눠먹는 것도 좋고, 식사 후 호수 주변의 경관을 즐기며 ‘세계술문화박물관’이나 ‘충주박물관’을 관람하거나 조각공원에서 기념사진을 찍어보는 것도 좋다. 충주는 곳곳에 가로수길이 아름다우니 이동 중에도 주변 풍경에서 눈길을 떼지 말자. 어디에서나 능수버들, 개나리, 사과나무가 호수의 완만한 곡선을 따라 늘어서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버스창가에 기대어 국제마라톤 코스로 사랑받는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는 것은 놓칠 수 없는 즐거움이다. 충주는 전국적으로 접근성이 뛰어나고 출발지도 시외버스터미널과 가까워서 당일관광을 즐기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하룻밤 정도 여유를 더 낸다면 숙종임금의 휴양지였던 수안보 온천관광특구에 머물러보길 권한다. 버스투어가 끝난 후에 찾아도 좋고, 여행 전날에 숙박하는 경우 미리 연락하면 투어버스가 들러주니 무척 편리하다. 버스투어가 없는 날이나 평일에도 문화해설사들이 대기하고 있으니 개별적으로 문의하면 안내를 받을 수 있다. |